가을이 오려나-3 Will fall come-3
무릇꽃 Barnardia japonica, Autumn squill https://brunch.co.kr/@ykpark203/1774
* 보통 여름의 끝자락 그리고 어디선가 가을의 쓸쓸함이 스치는 8월 말이면 풀밭에 가느다란 꽃대를 올리고 작은 왕관 같은 분홍 꽃들을 달고 있는 무릇꽃이 보이기 시작합니다.
이 꽃이 피면 가을이 오고 있음을 느끼곤 했는데 올해엔 물러갈 줄 모르는 무더위가 무릇꽃이 애타게 기다리는 가을바람을 막아서고 있습니다. 추석도 지났는데 폭염주의보에 열대야. 정말 가을은 오려나?
우리 아파트 바로 앞에 연구소들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공동관리아파트가 있습니다. 40여 년 전 저도 미국에서 귀국하여 4년 정도를 살았던 아파트인데 노후되어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은 채 낡은 건물을 관리만 합니다.
그런데 그 주변 풀밭에는 8월 말이면 무릇꽃들이 군락을 이루며 아름다운 들꽃세상을 연출합니다.
저는 늘 무릇꽃을 사진에 담으며 초가을 맞이를 하곤 했는데 내년 초부터 이곳을 재개발한다는 소식이 있습니다. 그리되면 아마 올해 보는 야생의 이 무릇꽃밭이 마지막이 될 것 같아 서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.
개발이 된다는 것은 또 무언가를 상실하게 되는 아픔이 있습니다. 물론 이 무릇꽃을 아깝게 생각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겠지만......
가까이에서 보아왔던 야생의 무릇꽃밭을 앞으로는 마음속에서 만나야 할 것 같습니다.
* *
무릇/ 김인호 -꽃에게 듣는다
*
무릇, 작은 것들 저 여린 것들이
하나, 둘, 셋... 모여 빛으로 저무는 들판을 밝힌다
한몫 톡톡하다
무릇, 사람 사는 일도 그러해야 하리
무릇, 一針을 놓는다
*
Pentax K-1 Pentax smc PENTAX-D FA 100mm f/2.8 WR Macro https://500px.com/photo/1100754896/will-fall-come-3-by-yong-ki-park
#가을이_오려나#무릇꽃#공동관리아파트_풀밭#가까이에서_만나는_야생의_화원#마지만_만남#2024년
|